아빠 정년퇴직이 올해예요
한 평생 같은 직장에 일하며 같은 동네에 살아서
친구도 직장에서 만난 분들이 대부분이에요
퇴사 후에는 직장에서 만난 사람과 점점 멀어지다
결국 관계가 끊어진다고 하는데
저희 아빠도 그럴 지 조금은 걱정이에요
친구랑 취미 활동 하는 걸 좋아하시거든요
외로워질 것 같아요
항상 시간에 맞춰 하던 일이 없어지면
마음이 허할 것 같아요
무엇보다 일에 진심이었고 노력하셨고 잘하셨으니까요
남은 10개월 동안
은퇴 후의 생활에 대해 시뮬레이션 해보며
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해보면 좋겠어요
그리고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
배우자(또는 가족)와의 관계일 것 같아요
평소에 사이가 좋아도
하루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게 되는 건
또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
각자가 할 일이 있고 혼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됐는데
다른 활동들 없이 대부분을 집에서 함께 보낸다면
서로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가는 시간도 필요하겠죠
생각하기로는
아빠가 요리를 배웠으면 좋겠어요
세 끼 모두를 준비해야하는 엄마의 부담을 덜 수도 있고
꼭 필요할 때 엄마의 조언 없이도
제대로 된 한 끼 뚝딱 만들 수 있으면
아무 날 아니어도 함께 식사하며
행복한 기분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
엄마는 평생 못 보던 아빠의 모습을 보며 고마워 하고
아빠는 맛있어 하는 엄마를 보며 기분이 좋은데
더이상 문제가 될 게 있을까요?
일상의 소소한 것부터 하나씩 변화하고 적응하면
은퇴 후 삶을 누구보다 잘 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
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힘들어 질수록
밖에서 보내는 시간에 공을 들일 거고
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게 되면
엄마와 친구 둘 중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겠죠
이 순간 외로워 질 거고요
직장에서의 삶에 더 가중치를 두고
말로만 가족을 위하기 때문이라고 한 사람과
직장에도 최선을 다하지만
어떤 상황에서든 가족이 우선이었던 사람의 삶은
생각해보지 않아도 많이 다를 거고
앞으로도 이때까지 지내왔던 것처럼 흘러갈 거예요
퇴직을 준비하며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면
충분히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
미리 알았고 기회가 있어요
이 중에도 되돌릴 수 없다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
설령 정말 그렇다고 해도
끝까지 시도해보시기 바라요 결과는 모릅니다
이제 둘만을 위해 사는 법을 하나씩 익혀야할 때죠
아빠는 엄마가 뭘 원하는지 생각해 봤으면 하고
엄마도 아빠를 위해 뭘 해줄 수 있을 지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
다행히 두 분 모두 걷는 걸 좋아하셔서
반려견 산책이나 등산을 꾸준히 함께 하셔요
해외여행을 다니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는데
정말 좋아하는 엄마와 달리 아빠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고
어릴 때부터 가족여행을 내내 다녀서
국내는 안 가본 곳이 없어요
자녀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?
두 분의 취미가 같을 때와 다를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?
이런걸 보면 은퇴 후 삶에 대해
아빠와 엄마 두분이 적응해야할 것도 있지만
가족 모두가 살피고 공부해야할 것도 있네요
부부가 함께하는 요리 원데이 클래스도 좋을 것 같은데
아빠가 동의할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
엄마가 좋아할만한 것들은 감이라도 오는데
아빠는 운동 말곤 전혀 모르겠네요
서툴지만
이제는 제가 아빠를 살펴야겠어요
무료하진 않은지
기분은 어떤지
필요한 건 없는지
뭘 좋아하는지 모르니 물어봐야겠어요
요리가 좋은지
운동이 좋은지
하고싶은 게 있는지
그리고 두 분이 행복하고 건강하기 위해
제가 뭘 도와드릴 수 있는지
가족이 단단하면
어떤 어려움도 결국 어렵지 않게 될 테니까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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